뇌의언어를 알지 못하면 어떤 한계에 부딪히나요?

*이 글에는 다소 험악한 표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할 수 없다

뇌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책을 아무리 읽어도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면 뭐가 맞는 말인지, 뭐가 노이즈인지, 뭐가 쓰레기같은 내용물을 포장만 그럴듯하게 한 말인지 구분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뇌의언어를 알지 못하면 어떤 한계에 부딪히나요?

예를 들어서 책에서 이런 말을 만난다고 해봅시다.

“…그는 뇌에서 좋은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병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뿐 아니라 즐겁고 유쾌한 마음을 항상 유지하는 것이 뇌에서 좋은 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도록 해주는 최고의 방법이므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뇌의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이런 말을 읽고 첫 번째로 그럴듯하고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뇌의 거름 장치 역할을 하는 방화벽이 활짝 열리면서 ‘아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특히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은 그 말이 ‘자신이 듣고싶어하는 말‘일 경우에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러나 위의 말은 개짖는소리보다 못한, 심각한 오류가 있는 쓰레기 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장과 근거가 갖춰져 보이지만 사실은 순환논리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즐겁게 사는 것”과 “뇌에서 좋은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는 것” 사이에는 서로 상호 종속적인 관계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즐겁게 사는 것’ 이 ‘좋은 호르몬의 분비’를 가져온다며 그 반대도 동일하게 주장하므로, 이는 순환논리라 할 수 있습니다.

 “뇌가 좋은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면 즐거워진다”는 것은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보고, ‘그럼 뇌가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의문을 생각한 뒤,

“즐겁게 사는 것”이 “뇌가 좋은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말을 함으로써 본인의 결함있는 사고과정을 인증하게 됩니다. 

 주장의 타당성을 위해 그 자체를 다시 근거로 드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이러한 문장은 나에게 아무런 유익한 실천 방침을 주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이게 좋은 명언인 줄 알고 메모하고 자빠져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똥인치 된장인지를 먹어보고서도 구분하지 못하고 똥과 된장을 같이 먹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식으로 책을 100권 읽는다면, 이렇게 엉뚱한 것에 감명받고 엉뚱한 말을 100번 이상 지침삼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이런 류의 주장은 특히 자기계발서에서 정말 많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유명한 자기계발서는 대개 저자가 직접 수억원을 벌었다던가, 직접 사업을 한다거나, 책을 수백, 수천 권 읽은 사람이라거나 하는 권위를 등에 업고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적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읽어보면 이런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미리 정해놓고 써내려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생각하면 순환논리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너무나 옳다고 느낀 나머지,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맞다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마치 진리처럼 적은 다음 그걸 뒷받침하는 근거를 끼워맞추는 식으로 글을 씁니다. 그리고 쓰레기같은 글을 탄생시키고, 그 쓰레기같은 글에 ‘감명받은’ 수많은 팬들을 탄생시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평소 욕을 하지 않는 제가 이렇게 강하게 말하는 이유는, 이건 말 그대로 쓰레기이기 때문입니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책을 읽는 사람들의 깨끗한 뇌를 더럽히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생겨난 팬들 중, 누군가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스스로 ‘나락행 열차’에 올라타 인생을 마감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범죄행위를 저지른 장본인들은 자신들이 병균만도 못한 쓰레기 사상을 퍼트렸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기는 커녕, 이런 사실 자체를 작각하지조차 못하고 더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며 살아갑니다. 자신들이 옳고 진리라는 생각으로 뻔뻔하고 당당하게 말이죠.

  무조건 많이 읽고 경험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을 꼭 깨달으셨으면 합니다. 

 이런 저자들에게 오류를 지적하면 흥미롭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너는 나만큼 10억원 이상 벌었냐? 그게 아니라면 조용히 해라. 내 말이 맞다.’

 자신들이 결과적으로 성공했으니, 그 결과를 이끈 사고방식은 모두 맞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어이없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의 말이 무조건 진리일까요? 그럼 세계 부자 랭킹 초상위권인 일론머스크는 그 자산의 규모만큼 그가 하는 말이 강력한 진리이므로 노벨상을 받아야 마땅하겠네요. 한국 재계 랭킹 1위인 김범수 카카오 회장은 그가 하는 말이 한국 내에서는 가장 강력한 진리이므로 모두가 그의 말에 복종해야할테고요.

그나마 이런 천상계 부자들의 말들은 어느정도 뇌의언어의 측면에서 다듬어져 있는 정제된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자기계발시장에 넘쳐나는 서적들을 찍어내고 있는 중급 레벨의 사업가들입니다. 이들이 돈을 번 이유는 그들이 논리적이거나 진리를 발견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갈 줄 알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항의 케이스만 하더라도 이들은 자신이 많은 돈을 벌었다는 자랑거리를 내세우며 순식간에 ‘수익 배틀’로 논점을 옮기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탑재하고 나서 살아가든, 책을 읽던 해야 진정으로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그게 된장이라면 올바르게 해석해서 자신에게 양분으로 만들 수 있는 사고방식을 탑재하고 나서 살아가든, 책을 읽던 해야 진정으로 얻는 게 있는 것입니다.

뇌의언어를 읽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뇌의언어는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있었으나 알려져있지 않던 내용들을 모아 드러내놓은 책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미 이런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읽지 않아도 됩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쓰레기정보’라는 것이 도처에 널려있으며, 이를 주의해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느끼셨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Leave a Reply